[마음채널-전문가 칼럼] 가만히 핸드폰만 보는 우리 자녀, 안전하다고 생각하나요?
온라인을 통해 일어나는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코로나19를 2년 거치면서 청소년들은 이전보다 인터넷 동영상 시청시간이 5배 가까이 늘었고, 인터넷 사용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장 가까운 친구를 ‘인터넷’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온라인 관계에 대해서 몰입도가 이전보다 높아지면서 온라인에서 알게 된 상대를 진짜 ‘친구‘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경계심을 가지지 않죠.
하지만 미디어기기가 일상화되면서 오프라인에서 일어나는 범죄와 불법행위들은 청소년이 사용하는 모든 플랫폼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보급에 따라 이제는 모든 아동· 청소년이 성착취 피해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이전에는 채팅 어플로만 국한되었던 범죄가 아이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각종 SNS로 매개가 확장되었습니다. 심지어 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이제 SNS와 각종 메타버스에서 타겟팅이 이뤄지고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아동· 청소년에게 접근하는 사람들은 어떤 한 순간의 충동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터넷으로 활동하는 범죄자들은 오히려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경계를 허물고 관계를 맺은 뒤 신중하게 행동합니다.
서울시와 탁틴내일에서 발표한 ‘2020년 청소년 대상 인터넷 이용 성범죄 피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낯선 사람에게 쪽지나 대화를 받아본 경험이 36.4%라는 큰 비율로 나타납니다. 이 결과는 인터넷 이용 시 위험상황에 대한 접촉 경험이 청소년들에게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가정에서 지도할 수 있는 온라인 안전 가이드 제공
아동· 청소년을 자녀로 둔 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성범죄의 대상이 되고, 부적절한 자료에 노출되는 것이 가장 큰 두려움일 것입니다. 매스컴을 통해 이러한 위험을 인식하게 되기는 하지만, 온라인에서 자녀들의 안전을 위해 어떠한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 몰라서 답답하기도 하죠.답답함으로 인해 커지는 불안감 때문에 아이들에게 인터넷을 무작정 사용하지 못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고요. 그럴 때 가족 안에서의 갈등은 커지기만 합니다.
자녀를 온라인에서도 안전할 수 있도록 교육시키고 가이드라인도 제공하는 것은 부모로서 당연한 역할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보다 부모가 자녀와 주기적으로 구체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현실적으로 부모님들은 자녀에게 흔히 ‘너 어디 가니?’ ‘누구랑 가니?’ ‘몇 시에 집에 오니?’ 등의 질문을 많이 하실 텐데요. 이런 질문들은 온라인이 주요 놀이공간인 우리 자녀들에게는 크게 와 닿지 않는 질문일 수 있습니다. 집에 있다고 해서 아이들이 무조건 안전한 상황인지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어떤 어플을 주로 쓰니?’ ‘온라인상에서는 누구와 주로 대화를 하니?’ ‘미디어를 얼마나 사용할 예정이니?’ ‘무슨 목적으로 스마트폰을 쓰니?’ 등이 더 의미 있는 질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질문을 하는 것은 자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부모님이 자녀의 대답을 듣고 그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녀들의 온라인 놀이문화에에 동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녀가 쓰는 SNS나 게임과 같은 활동들을 한번 함께 해보면서
왜 우리 아이가 이런 것들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는지 알아보면 어떨까요?
만약 사용하기가 어렵더라도 어떤 이유 때문에 그 온라인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물어봐주세요.
아이들이 온라인상에서 불편하거나 혼란스럽거나 무서운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부모에게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인터넷 사용을 금지당할까 봐 온라인상에서 겪은 나쁜 경험들에 대해서는 부모와 이야기하는 것을 피하죠. 보통 이런 일들이 생기면 아이들은 과잉반응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부모와 얘기하는 것을 꺼리게 된다고 하네요. 그래서 무엇보다도 자녀들을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 내용은 영국에서 ‘ThinkUKnow’라는 국가 캠페인의 일환으로, 5~16세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인터넷 안전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리스트입니다. 우리나라 청소년에게 적용해도 효과적인 자료로, 자녀에게 어떤 내용을 전달해야할지 어렵다면 아래의 내용만이라도 먼저 기억하고 알려주세요!
글 ㅣ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 미디어보호팀 정이슬
* 참고자료
- 2020년 청소년 대상 인터넷 이용 성범죄 피해 실태조사 결과보고서(2020.12/탁틴내일)
- 아동청소년을 노리는 위험한 손길 온라인 그루밍 성범죄(엘레나 마르텔레조/한울림)
- 가장 가까운 친구는 '인터넷', 청소년 '온라인 의존도' 심화(2022.06.21/뉴스데스크/부산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