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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등교' 중고생의 건강 보장을 위한 첫걸음

2014.12.21 | 조회수 1201 키워드 | 2014 청소년기자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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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등교' 중고생의 건강 보장을 위한 첫걸음


 

 (2014 청소년기자대상 = 김영훈 기자) 우여곡절 끝에 지난 8월 25일 의정부여자중학교를 시작으로 경기도 대부분의 학교에서 시행된 ‘9시 등교제’는 실행 후 3달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실효성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써는 경기도의 학교에서만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9시 등교제를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기조인 만큼,
전국의 중·고등학생 모두 본 제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모든 교육제도가 그렇듯이, 9시 등교제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학생의 삶의 질 개선’ 이다. 학원과 야자에 쫓겨서 OECD 국가 중 청소년 평균 수면시간 최하위를 기록하고, 대다수의 학생이 시간에 쫓겨 아침밥을 먹지 못하고 등교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개선하자는 것이다. 등교시간을 늦추는 것은 많은 학생이 가지고 있는 지연성 수면위상 증후군(DSPS)에
따른 불만족스러운 수면에 대한 효과적인 대책이다. DSPS를 겪는 환자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비정상적인 수면 리듬을 가지고 생활하게 된다. 현대 의학계에서는 대체적으로 이를 게으름 등의 개인적인 사유 때문이라기보다는 선천적인 유전학적 배경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인간의 진화론적 발달사에 따라 발생한 것이 DSPS 라는 것이다. 따라서 유전학적으로 ‘늦게 일어나도록’ 세팅되어 있는 학생들을 일찍 일어나도록 강제하는 현 등교시간을 한 시간 늦추자는 것이다. DSPS는 중·고등학생과 대학생의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만큼 그들을 위한 ‘늦은 기상’ 은 필수적이다. 이것은 흔히 말하는 ‘늦잠’ 때문이 아닌, 과학적으로 증명된 유전학적인 배경과 깊은 연관이 있다. 기상시간이 늦춰지는 것으로 중·고등학생 들이 받는 건강상의 이익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안타깝지만, 많은 수의 학생들은 방과후에 ‘학원순례’를 끝내고 10시 이후에 귀가하는 현실 속에 살고 있다. 이러한 생활패턴 속에서,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특히 겨울철 저녁 늦게 운동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운동한다는 것도 현재 시행되고 있는 등교시간제의 현실 속에서는 실현되기 어렵다. 하지만 9시 등교제가 시행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자신의 건강을 증진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한 뒤에 학교에 간다는 바람이 상상 속에서만 만남있지 않을 수 있다. 필자의 경우만 해도, 방학 중에는 아침에 조금만 더 일찍 일어나서 수영장에서 운동한 다음 오전 10시에 시작하는 방과후 학교에 가곤 했었다. 하지만 학기가 시작하고 8시까지 학교에 가기 시작하면서, 더는 운동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꼭 운동이 아니더라도, 9시 등교제는 자기개발을 할 수 있는 아침시간을 마련하여 줄 것이다. 이에 대해서 ‘시간은 오후에도 있는데 구태여 아침에 특정한 활동을 해야 되나’ 라고 반문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앞서 서술하였듯이 많은 학생들은 오후 10시 까지는 학원에서 지내는 삶을 보내고 있다. 학원이 끝난 저녁 늦은 시간에 할 수 있는 운동의 폭은 넓지도 않을뿐더러, 건강적인 측면에서도 이점이 적다. 아침에 운동을 할 시 수업시간에 집중력이 떨어져서 학업적 문문제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 또한 접어둬도 좋다. 아침에 운동을 하게 되면 오히려 몸이 가뿐해지고 상쾌해져서 학습 능률이 오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흔히들 9시 등교제가 가져올 대표적 문제점으로 뽑는 것 중 하나가 ‘학생들과 성인들의 출퇴근 시간 겹침’ 에 따른 교통혼잡 이다. 9시 등교제가 시행되면 성인들과 학생들의 대중교통 이용 시간 등이 겹쳐서 혼란이 가중되리라는 것이다. 물론 제도가 시작된 직후, 일시적으로 교통체증 등이 야기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혼란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사회란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것이고, 현재 사회시스템을 이유로 들어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지 않는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현재 경기도에서도 제도가 실행되고 있지만, 교통혼잡에 따른 불만은 찾아보기 어렵다. 조금 더 나아가서 해외의 사례를 찾아보자면, 미국 와이오밍의 한 고교에서는 경우 등교시간을 늦춘 뒤, 교통사고 횟수가 오히려 크게 감소하였다. 이러한 결과에 미네소타대학의 연구진은 충분한 숙면을 취한 것과 상관성이 크다고 밝켰다. 직접적인 대입은 무리가 있더라도, 숙면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상관관계는 지구촌 어디에서나 공통적일 것이다.

 

   9시 등교제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것은 결국 우리, 즉 중·고등학생 들이다. 우리에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만큼 우리의 의견이 충분히 전달되어야 할 것이다. 제도의 변경은 아주 잠시 동안 사회의 혼란을 가져올 여지가 있다. 그러나 근시안적인 관점을 넘어서서 조금만 너 멀리 내다본다면 9시 등교제는 분명 삶의 질을 높이는데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