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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한국 언론의 현재를 말하다

2014.12.21 | 조회수 984 키워드 | 2014 청소년기자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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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한국 언론의 현재를 말하다

 

(2014 청소년기자대상 = 김영훈 기자) 서울광장에 위치한 세월호 사고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를 다녀왔다. 분위기는 어두웠으며 평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조문을 끝내고 나오는 시민 중에는 참았던 눈물을 흘리는이들도 있었으며 자신 또래의 학생들이 희생된 것에 더욱 가슴 아플 어린학생들 또한 많았다

  

 <서울광장에 마련된 추모의 현장.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단지 하나의 크고 작은 사고로 치부하기에는 그 파장이 너무나도 컸다. 사고 당일은 물론이거니와 그 후 며칠간 미디어는 세월호 관련 소식을 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에서는 소식이 실시간으로 발 빠르게 전해졌으며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사회 각계,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이가 하나 되는 마음으로 희생자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였으며, 특히 마저 피우지 못한 꽃을 간직하고 있던 이들이 많았기에 사람들의 애환은 커져만 갔다. 그러기에 많은 이들이 더욱더 분노했으며 슬픔을 나누고자 하였다. 아직 진상규명이 끝나지 않았고 사태 수습 또한 초기 단계이기에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여태까지의 수습 과정을 지켜보며 수많은 사람들은 안타까움을 느꼈을 것이다. 그것은 희생자들이 구조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의 부재와 더불어 선원들과 청해진해운 그리고 국가기관에 대한 실망이 함께 아우러져 전 국민의 폭발적인 관심에 일조하였다.

허겁지겁 학교에서 돌아와서 뉴스특보를 볼 때는 정신이 반쯤 나가 있었다. 이 또한 완벽하진 않지만 "벙쪄져있다" 라고 표현하면 가장 적절할 듯 하다. 한국에서 여객선이 침몰하여 사상자가 몇백 명 단위로 발생하였단 것 자체가 충격적이었지만 실종 상태인 승객이 구조된 승객보다 월등히 많았다는 점, 그리고 탑승객들 상당수가 고등학생, 정확히는 본인과 딱 한 살 차이 나는 학생들이었다는 사실들을 받아드리기가 무척 어려웠다. 영화 속, 또는 뉴스 속 "해외토픽" 에서 듣고 보았던 대형사고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일어난 것이 나에게도 불안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수많은 사람들이 겪었을 상상하기조차 힘든 고통을 생각하면 그저 마음 한 켠이 뻥 뚫린 느낌이다.

 

 

  차츰차츰 시간이 지나며 더 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전 국민의 시선은 미디어로 향하고 있었다. 스마트폰 에서 자꾸만 "새로고침"을 누르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으며 심지어는 유흥업소 등에서까지도 수많은 이들이 스마트폰만 쳐다보거나 TV 스크린에 시선을 집중하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관심에 부응하듯 모든 언론은 일제히 정규편성을 취소시키는 한편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특별편성을 시작하였다.

  지상파, 종합편성체널, 인터넷 미디어 등 너나 할 것 없이 경쟁적으로 사고소식을 전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대형사고에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양은 필연적으로 한정적이기 마련이고 그 가운데 미디어의 치열한 경쟁이 수없이 많은 오보를 부르기도 하였다. 물론 그 중에는 사고 초반에 구조당국 에서 잘못 제공한 정보도 있으며 이러한 경우에는 언론에 100%의 전적인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그러나 통계오류 정도의 작은 오보에서부터 한 언론사에서 시작된 오보가 다른 언론사에서도 검증 없이 그대로 차용하는 바람에 전 국민적인 혼란을 일으킨 오보까지 그 수와 종류 또한 다양했으며 이로 인해 대한민국 언론계가 국민으로부터의 큰 신뢰를 잃는 배경이 되었다. 그뿐 아니라 초기 모든 언론에서 피해자들의 실명을 사용하며 유가족들에게 피해를 준 사실도 있다. 물론 이는 국가기관의 보도지침과 가이드라인이 뒤늦게야 정립되었다는 측면도 있다. 이러한 와중에 미디어의 크고 작은 실수 중 일부 방송사의 몰상식한 인터뷰로 피해학생의 가슴에 그야말로 대못을박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피해자를 인터뷰할 때는 그들의 상황과 심리적 상태를 고려해서 심사숙고해서질문해도 모자랄 텐데 "친구가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나요?" 따위의 몰상식한 질문을 했던 앵커는 사회적으로 큰 비판을 받았다. 설사 그가 언론인의 의무에 따라서, 그리고 그 어떠한 악의를 품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는 해당 학생의 마음을 후벼 판 것에 대해 어떠한 변명도 하지 못할 것이며 사죄해야 마땅하다.

  또 다른 종합편성채널은 검증되지않은 정보를 보도함으로써 많은 국민들이 혼란을 겪었다. 신뢰성을 파악할 수 없는, 검증되지 않은 관계자를 인터뷰하고 그 내용이 그대로 방송에 타면서 온 국민에서 말도 안되는 허위사실을 유포하였다. 이로 인해서 국가기관은 아무런 근거 없이 수많은 질타를 받았다. 아무리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되고 국민들이 정보에 목말라 있다 할지라도 언론은 신뢰성이 있는, 검증된 정보만을사용해야 한다. 이러한 너무나도 기본적인 사항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켜져야 할 것이다.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파악되지 않은 내용을 사용하는 언론은 결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세월호 사태로 인해서 한국언론의 현실이 여과 없이 비쳐졌다. 피해 현장에서 진을 치고 앉아서 구급차와 구조 차량 진입을 막아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기자들이 있다는 소식이 트위터를 달구어서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반대로 정부나 국가기관이 전하지 않는 정보를 제공하여서 국민에게 큰 지지를 받고 해당 프로그램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하며 관심이 집중되기도 하였다. 이처럼 현시점의 한국언론이 개선해 나가야 할 점이 많이 파악되었다. 또 언론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또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언론에 가진 인식이 결코 그리 밝지만은 않다. 언론의 역할은 언제까지고 중요할 것이다. 언론은 존재로 국민들의 귀와 입이 되어주고 소통창구의 역할을 한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이렇게 의연구태 하게 있으면 언젠가는 구태 될 것이다. 그 어떠한 시민이 부정확한 보도와 몰상식한 행동을 일삼는 언론을 신뢰하려 한단 말인가? 언론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국민들의 불신이 누적되면 언론의 장밋빛 미래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