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와 연계한 청소년 동아리 도레미
2014.12.21 | 조회수 1090 키워드 | 2014 청소년기자대상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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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와 연계한 청소년 동아리 도레미
(2014 청소년기자대상 = 한민주 기자) 지난 10월 19일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송파북페스티벌에서 고등학생들이 북페스티벌을 찾아온 어린이들에게 악기를 연주하며 그림책을 읽어주는 진귀한 풍경이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서울 잠신고등학교 그림책 연주하는 동아리 도레미 학생들이다. 도레미는 공공도서관에서 어린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활동을 하는 청소년동아리다. 그림책을 읽어줄 뿐만 아니라 기타와 가야금 북과 같은 다양한 악기와 신기한 소리가 나는 물건을 이용해 재미를 더한다. 올해 초 부터 도레미는 송파글마루도서관에서 연주를 곁들인 책읽어주기 활동을 하며 학교 동아리활동을 지역사회와 연계하였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동아리
도레미는 고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동아리이다. 이연정(고2) 학생은 새로운 동아리를 만들자는 제안을 듣고 지금까지 동아리활동을 하면서 정해진 프로그램을 따라 배우기만 하는 활동에 지루함을 느끼고 있던 중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재미있고 의미 있는 특별한 활동을 해 보고 싶어 참여 했다고 한다.
“동아리 활동을 하고 싶은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전문적이거나 어려운 기술이 필요하지 않으면서도 의미 있는 활동을 찾고 있었어요. 저희 동아리친구들 모두 책 읽는 걸 좋아하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을 좋아해서 이 점을 활용했죠. 책을 읽어주는 동아리는 많았어요. 우리만의 특별한 활동을 보태고 싶었어요. 그러다가 생각해낸 것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악기를 연주해보자는 거였죠. 예를 들어 호랑이가 나오는 무서운 장면에 그냥 읽기만 하는 것보다 음악을 넣으면 더 몰입이 되잖아요. 하지만 악기로는 낼 수 있는 소리에 한계가 있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일상 속에서 볼 수 있는 물건에서 나는 소리를 활용 했죠. 비닐봉지를 구긴다거나 빨래판을 긁으면 생각보다 재미있는 소리가 나거든요.”(이연정 고2)
놀이터에서의 연습
아이디어만으로 도레미가 지금처럼 활동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면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었다.
“담당선생님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선생님들이 대부분 동아리를 맡고 계시기 때문에 저희동아리를 새로 맡아 주실 분이 없었어요. 저희는 학교에서 정한 시간에만 활동하는 동아리가 아니고 교외활동도 많기 때문에 선생님을 찾는 것이 어려웠죠. 학생들은 모두 모였는데 동아리 마감날짜는 다가오고 여러 선생님께 부탁드렸지만 담당선생님을 정하지 못해 초조해하던 차에 국어선생님께서 도서관활동이 흥미롭다며 도레미를 맡아주셨어요.”(김재우 고2)
동아리를 만든 이후에도 넘어야할 산들이 많았다. 학교 동아리는 원래 정해진 시간에 활동을 하는데 공공도서관에서 하는 책읽어주기는 동아리 시간이 아니더라도 기회가 생길 때마다 가야했다. 입시준비에 바쁜 고등학생들이 모여서 연습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연습 장소도 마땅치 않아서 음악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화요일 점심시간마다 음악실에 모여서 연습을 했어요. 연습장소가 없을 때에는 놀이터에서 연습을 강행하기도 했어요. 창피할 때도 있었지만 실감나게 읽다보면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들이 모여서 듣기도 했답니다.”(황수연 고2)
지역사회와의 연계
활동장소를 찾기 위해 도레미 학생들은 도서관들을 찾아다니며 동아리소개를 하고 책 읽어 주기 활동을 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유래도 없고 경험도 없는 학생들이 만든 동아리를 선뜻 받아주는 기관이 없었다. 악기연주를 수준급으로 해 주길 바랐다. 마침내 송파글마루 도서관에서 제안을 받아들였다.
현재까지 도레미는 송파글마루도서관(장지동) 어린이실에서 그림책 읽어주기를 꾸준히 하고 있다. 글마루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이지수씨는 지난 4월 고등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책읽어주기를 하고 싶다는 제안서를 받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림책을 읽어주고 연주까지 한다는 흥미롭고 참신한 기획안이었는데, 학생들끼리 진행하는 일이고 경험도 없어서 계획만 거창하고 끝까지 성실하게 해 나갈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도서관이용객들에게 공지가 나갔는데 학생들이 오지 않으면 큰일이거든요. 열정적으로 동아리를 소개하는 학생들을 믿어 보기로 했는데 기대보다 성실하고 알차게 잘 진행되었습니다.”라며 도레미 동아리 학생들을 칭찬했다. 도서관에서의 도레미 활동이 어린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보여 송파북페스티벌에 참여하였고 도서관 기념행사에도 초대되었다.
청소년들의 열정으로 만들어진 동아리 도레미는 지역사회와 학생들의 활동이 연계한 좋은 사례다. 활동 중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도 존재 했지만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들고 활동하다보니 즐겁고 적극적으로 이겨나갔다. 동아리를 통해 하나씩 배워나가는 도레미 학생들의 앞으로의 활동도 기대가 된다.